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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고 춤추던 정원⟩은 한국과 홍콩의 최초 합작 영화인 ⟨이국정원⟩(1957)을 소재로 한다. 이 영화는 소리가 유실돼 지금은 영상 필름과 대본만 전해진다.

⟨이국정원⟩의 여자 주인공 이름은 우연하게도 ‘방음(方音)’이다. 문자 그대로 한 자씩 풀이하면 ‘모서리 또는 방향’ 그리고 ‘소리’다. 사라진 소리를 대신해 화면에 어지럽게 흐르는 문자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면, 영화 속 주인공의 몸짓 사이로 익숙한 소리의 질감들이 느껴지는 듯하다.

노래하고 춤추던 정원
2023년
웹 사이트
프로젝트 협력
이 작품은 타이포잔치 2023과 한국영상자료원의 공동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습니다.
지도
2F
박고은
한국 성남 출생 / 한국 서울에서 활동

박고은은 그래픽 디자이너 겸 도시 속 사라진 것들의 이야기를 수집하는 데 흥미를 느끼는 연구자다. 서울대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에서 정보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복잡한 정보 데이터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데 관심이 많다. 단행본 『사라진 근대건축』(2022)을 썼고, 《걷기, 헤매기》(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23), 《최근 그래픽 디자인 열기(ORGD) 2022》(wrm space, 서울, 2022) 등의 전시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