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추수는 홍익대학교에서 판화와 예술학을 전공하고, 슈투트가르트 시립예술대학에서 현대 예술을 공부했습니다. 논문 오버워치(온라인 FPS게임)의 미학적 로직(2017)으로 디지털 세계가 어떻게 현실 세계를 매료하고 주도하는지, 게임의 역사에서 젠더는 어떻게 현상하는지 인류학적으로 탐구하는 한편, 디지털 시대의 노동 조건과 신체의 퀴어성, 젠더와 인권에 초점을 맞추어 ‘버추얼 활동가’라는 정체성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슈뢰딩거의 베이비

추수의 슈뢰딩거의 베이비는 가상 현실에 존재하는 아기입니다. “아기를 사랑한다. 아주 어릴 적부터. 그러나 서울을 떠나, 예술을 하며, 밥 먹듯 이사를 다니는 스물여섯의 나는, 나를 닮은 아기의 모습을 꿈꾸기 어려워지고 만다.” 슈뢰딩거의 베이비는 ‘상자를 열어보기 전에는 고양이의 살아있는 상태와 죽어 있는 상태가 중첩되어 있으나 관측하는 순간 하나의 상태로 확정된다.’라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패러독스와 평행하는 세계관을 갖습니다.

아기는 가상 현실에 존재할 뿐 현실 세계에서는 관측될 수 없기에 확률적으로 가능한 서로 다른 모든 상태가 공존합니다. 물리 법칙에 구속되지 않는 공간에서 아기는 현세가 건네는 어떤 물음에도 답할 필요가 없습니다. 피부색, 출생일, 아빠가 누구인지, 딸인지 아들인지 혹은 제3의 성인지, 어디서 어떻게 무슨 돈으로 양육될 것인지 등의 모든 딜레마와 등을 집니다. 이런 상태에 편승해 추수는 아기를 갖고픈 오랜 염원을 달성합니다. 모든 가능성이 공존하는 슈뢰딩거의 베이비에서는 탄생과 삶, 죽음과 얽히는 사건들이 포개집니다. 작가는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계층을 두지 않고 동등한 행위로 바라봅니다. 인간과 동물, 심지어 사물, 또는 특정 공간에 존재하는 아기조차 행위의 주체로 삼아, 인간 중심의 해석을 거부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질문을 등진 아기가 관람객에게 되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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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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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밈의 정원

만들기 쉽고 공유하기 쉬우며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직관적이지만, 어느 정도 무의미한 ‘밈’(meme)은 디지털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세태적 변화의 상징이자 ‘일상적 개념주의’의 유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밈의 정원’에서는 디지털 세대의 시각 문자인 ‘밈’을 주제로 모방과 복제의 방법론을 사용해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현하는 동시대 예술가들을 소개합니다. 현실적 규범을 전복하고 문화와 예술의 계급을 타파하려는 이런 태도는 사실 다다이즘(Dadaism)과 팝 아트(Pop Art)가 현대 미술에 남긴 유산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팝 아트가 예술가들만의 농담이었다면, 밈의 세계에는 그 어떤 경계와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밈의 정원’은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상호 소통 가능한 플랫폼이 존재하는 시대에 놓인 동시대 예술가들이 ‘계시와 상상’을 통해 이미지를 재전유하는 방식에 주목합니다. 이런 시도는 예술의 형식이나 미학적 수사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들의 예술적 언어가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고유성을 획득해가는지 살펴봄과 동시에 밈의 정치학이 동시대 시각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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