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탠샵

문탠샵은 이미지-무빙 이미지에 기반을 두며 창작 활동을 진행하는 배소영, 송다슬, 이은솔이 2020년 말에 결성한 프로젝트팀입니다. 창작 과정의 유희와 도처에 널린 이미지에 내재되어 있는 욕망과 매혹의 언어를 포착하여 각자의 언어로 구조화합니다. 배소영은 이미지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환경 속에서 이미지 표피 자체와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수집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송다슬은 개인의 기억으로 종결되어 쉽게 사라지기 쉬운 것을 지속해서 바라보기 위한 사물을 만들어 보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미지-무빙 이미지를 시간의 물성을 상상할 수 있는 질료로 상상하며 이를 기반으로‘지속하는 현재’라는 시간성이 발생시키는 감각의 선상에서 일시적 순간을 붙잡아 나열하고자 합니다. 이은솔은 3D 그래픽 제작자로 킴벌리 리(Kimberly Lee)라는 캐릭터를 구현해 현실의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킴벌리의 신체를 VR기반의 매체 환경으로 이동시킵니다.

에코의 계곡

문탠샵은 밈의 정원에 에코의 계곡을 소환합니다. 수직으로 솟은 멀티비전, 바닥에 깔린 모니터, 다양한 형상과 질감을 가진 오브제와 포그 머신의 안개, 색 조명 등으로 전시장을 구성합니다. 에코는 던져진 소리가 어딘가 부딪혀 돌아온 소리입니다. 거울 놀이처럼 서로가 서로의 반영인 에코, 그 시작이 무엇이었는지는 어느 순간 잊히고 끝을 알 수 없는 일그러진 상호 참조의 과정이 지속됩니다. 작가들은 노이즈로 얼룩진 폭포를 상상합니다. 폭포(멀티 비전)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이미지들, 그리고 밈의 정원에 펼쳐진 고요했던 수면은 쏟아지는 이미지들이 만들어 내는 빛의 파문으로 일렁입니다. 에코의 파문이 서로를 주고받으며 그 표면을 요동칠수록 그 힘에 이끌려 자연물의 형상을 닮은 기이한 존재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풍경을 상상합니다.

이은솔은 세로로 길게 설치된 멀티비전에 이미지의 폭포를 형상화합니다. 에코의 계곡으로 흐르는 낙하하는 이미지들은 밈의 특성인 상호 참조, 변주, 휘발되는 데이터 조각을 반영하며 마치 소셜 미디어상의 피드가 빠르게 내려가듯 스크린을 스쳐 지나갑니다. 푸티지 소스들은 송다슬, 배소영, 이은솔의 작업의 일부, 또는 작업의 레퍼런스를 사용하며 이들은 서로 섞이고 가로질러 글리칭됩니다. 사운드는 푸티지에 속한 사운드 소스와 소셜 미디어 동료의 음악에 에코 효과를 넣어 지연되거나 증폭되어 울리는 폭포 속 동굴의 느낌을 표현합니다.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이미 무한히 펼쳐진 선상 위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 주는 권태감을 현재의 반복이자 지속으로 인식했습니다. 어디론가 저절로 밀려가는 선상 위에서 개인이 느끼는 오류적 감각(어떤 것이 지속적으로 무화된다는 인식, 이동하고 있지만 정지한 상태, 반대로 정지해 있지만 계속 이동하고 있는 상태)를 구현했습니다. 카메라 촬영 기법인 패닝과 줌을 매체 환경 속 여러 트레지션 효과 중 슬라이딩과 줌에 매치해서 생각해보았을 때, X축과 Z축으로 탈주하는 직선 운동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가는 한강 주변을 걸어다니는 인물의 운동성과 손에 쥔 스마트 폰, 그 속의 인터페이스는 각기 다른 방향의 축을 그렸습니다. 수 많은 차이의 반복으로 이루어진 영상은 권태감을 발생시키는 텅빈 무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실의 감각에서 미끄러져 이미지 표피 밑으로 침잠하게 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영상은 석빙 또는 석순 형태의 오브제와 함께 주로 바닥에 다양한 각도로 기울어져 모니터 여섯 대와 설그러진 패턴 형태를 띠는 무빙 이미지 세 점과 함께 드러납니다. 오랜 시간이 응축된 광물을 모방한 오브제를 제작해 각각 X축과 Z축을 진동하는 비디오 오브제를 물리적 공간에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영상 작품 설치 주변으로 배소영의 다양한 오브제와 영상과 어우러지고, 때로는 모니터 아래 또는 위로 포개집니다.

배소영은 털, 머리카락, 인형, 실리콘 인체 모형, 천, 연기 등의 다양한 재료로 구성된 오브제들로 익숙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묘한 부조화와 불편함을 만드는 설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작가는 촉각에 기반한 인지와 감각 전달에 집중하며 이번 전시에서 에코의 계곡 그 수면에 올라온 바위를 구현합니다. 계곡 옆의 바위에 앉아 숨을 고르듯 전시장 안을 조망할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곳곳에 숨어 있는 기괴한 생물의 형상을 통해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작품의 중요한 콘셉트인 서로를 마주보며 왜곡된 상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해 송다슬의 작업 속 생물과 이은솔 작업 속의 글리치를 재료 삼아 만들어진 형상으로 서로를 참조하면서도 변주하는 실험적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 팀의 관계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 가변 크기
  • 복합 매체, 가변 설치
  • 2021
  • 곧 업데이트됩니다.
  • 곧 업데이트됩니다.
  • 곧 업데이트됩니다.
  • 곧 업데이트됩니다.

1. 밈의 정원

만들기 쉽고 공유하기 쉬우며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직관적이지만, 어느 정도 무의미한 ‘밈’(meme)은 디지털 이미지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세태적 변화의 상징이자 ‘일상적 개념주의’의 유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밈의 정원’에서는 디지털 세대의 시각 문자인 ‘밈’을 주제로 모방과 복제의 방법론을 사용해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현하는 동시대 예술가들을 소개합니다. 현실적 규범을 전복하고 문화와 예술의 계급을 타파하려는 이런 태도는 사실 다다이즘(Dadaism)과 팝 아트(Pop Art)가 현대 미술에 남긴 유산과 닮았습니다. 하지만 산업화 시대의 팝 아트가 예술가들만의 농담이었다면, 밈의 세계에는 그 어떤 경계와 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밈의 정원’은 누구나 쉽게 이미지를 만들 수 있고, 상호 소통 가능한 플랫폼이 존재하는 시대에 놓인 동시대 예술가들이 ‘계시와 상상’을 통해 이미지를 재전유하는 방식에 주목합니다. 이런 시도는 예술의 형식이나 미학적 수사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들의 예술적 언어가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고유성을 획득해가는지 살펴봄과 동시에 밈의 정치학이 동시대 시각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고찰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거북이와 함께
작품 정보를 느긋하게
두루미와 함께
작품 정보를 한눈에
거북이와 함께
두루미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