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람

홍콩에서 나고 자란 앤서니 람은 비주얼 아이덴티티, 브랜딩, 일러스트레이션, 편집 디자인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그는 현재 홍콩대학 건축학과의 학위 수여식, 공개 강의, 전시회 및 학과 간행물 편집 디자인 등 학과 행사의 아트 디렉션과 큐레이션을 맡아 행사 전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명의 미궁

운명은 항상 미스터리한 이데올로기로 간주되며, 개인의 통제를 벗어난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사건과 전개가 이어지는 개념입니다. 이에 반해 숙명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미 정해진 것입니다. 인생은 복잡한 구조와 세심한 설정으로 혼란과 전복이 일어나는 미궁이지만, 한없는 기쁨과 슬픔을 안고 이 여정에 참여하는 사람은 결승선까지 도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결승선에서는 모든 복잡함과 혼돈은 다시 사라지고, 미궁을 빠져나온 사람은 또 다른 미지의 여정을 또 다른 미궁 속에서 또 다른 미지의 차원으로 계속하게 됩니다.

  • 2200 × 1200 mm
  • 피그먼트 인쇄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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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도들

인간은 옛부터 오랫동안 종교나 법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문자로 시각화해왔습니다. 개인과 집단의 행복을 빌고, 길흉을 점치는 목적으로 부적을 만들거나 별의 운행과 우주의 지도를 해석해 기록하는 등의 행위는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과 현상을 향한 두려움, 흉을 피하고 복을 비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도들’에서는 개성 있는 시각적 표현을 선보여온 작가들의 바람과 신념을 다룹니다. 삶의 균형과 이를 염원하는 태도(권도희), 전통과 경험에서 비롯한 지혜(류자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삼은 행운의 상징(스튜디오 베르기니), 많은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품은 우리들의 운명(앤서니 람), 가장 기본적인 태도로의 회귀(아틀리에 투 바 비앙),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글자들(안마노), 주어진 운명과 욕망 사이의 균형(오닷오오), 순환하는 세상과 이를 차분히 바라보며 삶을 곱씹는 마음(이화영), 신념을 다짐하기 위한 부적(고바야시 이키), 세태와 문화를 향한 비판(티놉 왕실라파쿤) 등 이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은 신목(神木)에 매달린 오방색의 댕기처럼 설치됩니다. 여러 문화의 문자와 상징으로 만든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바람을 발견해 함께 즐기고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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