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이화영은 서울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환상, 기억, 소녀, 동양 철학 등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2016년에 설립한 보이어를 기반으로 문화 예술 기관을 위한 프로젝트, 다양한 규모의 브랜딩, 제품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나무 아래 쥐부터 구름 아래 돼지까지

옛부터 동양에서는 오행과 음양의 개념을 통해 세계를 해석해왔습니다. 오행은 세상의 만물이 나무, 불, 흙, 쇠, 물의 속성으로 이루어졌으며, 각 속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거나 충돌하기도 하면서 순환한다는 점을, 음양은 세계가 양적인 기운과 음적인 기운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함축합니다.

옛 사람들은 음양오행 사상을 바탕으로 하늘의 열 가지 기운과 땅의 열두 가지 기운을 도출했으며, 하늘과 땅의 기운을 위 아래로 조합해 육십갑자(六十甲子)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육십갑자는 서양의 달력이 도입되기 전까지 동양에서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틀이었고, 시간의 흐름 속에 놓인 인간의 운명 역시 육십갑자를 통해 가늠하기도 했습니다. 육십갑자로 이해하는 인간의 운명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운명을 구성하는 성분이 서로 상호작용함으로써 변화해갑니다. 갑자(甲子, 나무 아래 쥐)로 시작해 계해(癸亥, 구름 아래 돼지)로 끝나는 예순 가지 글자는 하늘과 땅, 밝음과 어둠, 모든 생명체가 태어나고 무성해지고 열매를 맺고 죽음을 맞는 순환을 수직 수평으로 직조한 운명의 직물 아닐까요? 이화영은 직물을 한 땀 한 땀 수 놓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나아가 우리의 삶을 골똘히 바라봅니다.

  • 2200 × 120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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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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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도들

인간은 옛부터 오랫동안 종교나 법과 같은 추상적 개념을 문자로 시각화해왔습니다. 개인과 집단의 행복을 빌고, 길흉을 점치는 목적으로 부적을 만들거나 별의 운행과 우주의 지도를 해석해 기록하는 등의 행위는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과 현상을 향한 두려움, 흉을 피하고 복을 비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도들’에서는 개성 있는 시각적 표현을 선보여온 작가들의 바람과 신념을 다룹니다. 삶의 균형과 이를 염원하는 태도(권도희), 전통과 경험에서 비롯한 지혜(류자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삼은 행운의 상징(스튜디오 베르기니), 많은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품은 우리들의 운명(앤서니 람), 가장 기본적인 태도로의 회귀(아틀리에 투 바 비앙), 마음에 새겨두면 좋을 글자들(안마노), 주어진 운명과 욕망 사이의 균형(오닷오오), 순환하는 세상과 이를 차분히 바라보며 삶을 곱씹는 마음(이화영), 신념을 다짐하기 위한 부적(고바야시 이키), 세태와 문화를 향한 비판(티놉 왕실라파쿤) 등 이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은 신목(神木)에 매달린 오방색의 댕기처럼 설치됩니다. 여러 문화의 문자와 상징으로 만든 작품 속에 담긴 다양한 바람을 발견해 함께 즐기고 기도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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