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잔치 2021: 거북이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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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동완

국동완은 드로잉, 회화, 조각, 책 작업을 통해 무의식과 무의식에 접근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2007년부터 지속해온 꿈 아카이브 작업은 자신과 꿈의 관계를 언어와 기억의 자의적 관계에 빗대어 책과 조각의 특성에 녹여냅니다. 자유 연상을 활용하는 작가 특유의 드로잉 방식인 ‘회광반조’(回光返照)는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도구이며, 작가는 이렇게 건져 올린 무의식을 자세히 관찰하는 방법으로 드로잉을 수백 배 확대하는 회화 연작을 전개합니다. 나아가 꿈을 다루면서 단련된 시선을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사회 현상으로 옮기며 개인과 사회의 조형적 접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발생 900 ×,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국동완의 자유 연상 드로잉은 그림의 대상이 되는 이미지 위에 종이를 놓고 그 아래에서 빛을 비춰 생겨난 이미지의 형태에 손이 자동으로 반응한 결과입니다. 손을 방해하지 않으며, 밑그림 없이, 수정하지 않고, 그려지는 모든 것을 받아들입니다. 글자의 모습으로 남은 무의식의 흔적을 그린 드로잉에는 일견 글자와 상관없어 보이는 이미지가 출몰하곤 합니다. 그 이미지들은 드로잉이 일어나는 종이 아래에 놓인 글자의 크기, 글꼴, 굵기, 글자 사이 공간 같은 구체적인 요소에 작가의 손이 즉각적으로 대응한 결과입니다.

‘900 × 확대’ 연작은 이렇게 탄생한 드로잉을 900배 크기로 확대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900배’는 작가가 두 팔을 사용해 그려낼 수 있는 최대한을 시험한 뒤 얻어낸 수치입니다. 드로잉을 확대해 다시 그리는 일은 작가가 10년 넘게 꿈을 기록하고 반복해 읽는 것과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꿈의 기록이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듯 자유 연상으로 붙잡은 내면의 이미지들은 그리는 몸짓에 따라 달리 나타납니다. 확대 작업은 드로잉에서 여백으로 남겨진 선을 종이 테이프로 캔버스 위에 ‘그리고’, 주변을 칠한 뒤 테이프를 뜯어냄으로써 면과 선의 위치를 서로 뒤바꾸는 방식을 따릅니다. 이는 같은 그림을 그리는 정반대의 몸짓과 스케일, 우연성을통해알수없는세계를 반복해 바라보는 일일지 모릅니다.

발생 900 ×는 종이에 흑연으로 그린 드로잉 발생을 900배 확대한 작품이며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는 종이에 흑연으로 그린 드로잉 집에 머물러 주세요를 900배 확대한 작품입니다.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유독 새삼스러운 말들이 많았습니다. 집에 머물러 주세요, I promise I stay, 2020, 거리, 발생, 유행, 집단, 연결 등… 집에 머무르라는 권고는 복잡한 감정의 다짐을 받아냈고, 뉴스와 커뮤니티에 반복적으로 등장한 그 말들은 점점 많은 의미를 띠게 됐습니다. 숫자 ‘2020’이 지닌 과거에서 바라본 미래 사회의 상징이나 ‘유행’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패션보다 전염병을 떠올리게 하는 등의 익숙한 듯 낯선 상황이 자신을 어떻게 통과하는지 보고픈 마음으로 작가는 작업에 임했습니다.

발생 900 ×

  • 캔버스에 아크릴페인트
  • 900 × 1800 mm
  • 2020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 캔버스에 아크릴페인트
  • 2700 × 2700 mm
  • 2020
  • 발생 900 ×,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국동완, 발생 900 ×,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 발생 900 ×,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국동완, 발생 900 ×, 집에 머물러 주세요 900 ×

존재와 지속

‘존재와 지속’에서는 조화와 균형을 주제로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항상성을 보여준 국내외 작가 열세 팀을 초대합니다. 엘모(몽트레유), 이미주(부산), 기업의 유령들(서울), 스튜디오 스파스(로테르담), 클럽 썽(서울, 랭스), 고경빈(암스테르담), 시모 체(암스테르담), 국동완(서울), 황나키(런던), 뚜까따(인천) 등 전 세계 다양한 도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전시 공간인 문화역서울 284 곳곳에 설치되어 다른 부분들을 잇습니다. 이번 타이포잔치의 주제인 ‘문자와 생명’을 가장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존재와 지속
거북이와 함께
두루미와 함께
거북이와 함께
작품을 느긋하게
두루미와 함께
작품을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