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잔치 2021: 거북이와 두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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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현

박진현은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글자를 다루고, 글자체 디자이너로서 글자를 그리며, 종종 글자와 관련된 교육을 진행합니다. 2018년 세로쓰기 전용 글자체인 갈맷빛을 출시하고, 현재는 본문용 민부리 활자 가족 지백을 그리고 있습니다. 50인, 50꼴(2020), 벨코3 포스터타운 단도전(2019), 서울 국제 도서전 2016: 훈민정음 반포 570주년 특별전(2016) 등의 전시에 참여했습니다.

상충

작은 사진 속에 화려하게 꾸며진 좋은 말은 대체로 수신자를 향한 따뜻한 관심에서 출발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허공을 맴도는 피상적인 응원으로, 또는 답하기 어려운 대화로 읽히기도 합니다. 한편, 시선을 끌기 위해 추가된 다양한 꾸밈이 오히려 내용의 전달을 방해하거나 이미지를 무시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르신 짤’은 이따금 본래의 의도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박진현은 상충에서 ‘어르신 짤’이 지닌 아이러니, 발신자와 수신자 간의 괴리감 등을 글자 형태 사이의 관계로 치환해 ‘어르신 짤’의 문장을 재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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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현, 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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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참 좋은 아침

가족이 모인 휴대전화 대화창에는 구성원들의 안녕을 바라는 메시지가 오갑니다. 이때 주고받는 이미지 파일은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세상의 온갖 좋은 말들을 그러모은 텍스트와 고색창연한 이미지를 조합해 만든 이런 밈(meme)에는 가족의 행복을 비는 정성스러운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유전자를 공유한 구성원들의 안녕은 아주 오랜 기원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참 좋은 아침’에서는 글꼴 디자이너와 사진가가 각각 ‘안녕의 인사’를 구성하는 두 축인 텍스트와 이미지를 사용해 그들이 받아본 메시지에 따뜻한 화답을 보냅니다. 인터넷 밈뿐 아니라 안녕의 인사가 오가는 실제 시공간을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명절 아침 차례상이 먼저 떠오릅니다. 병풍 앞에 차려진 다정한 모습의 오래된 TV들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조롱거리처럼 여겨지는 특정 종류의 밈을, 또는 가족끼리 주고받는 뻔한 인사말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얻으면 좋겠습니다.

3. 참 좋은 아침
거북이와 함께
두루미와 함께
거북이와 함께
작품을 느긋하게
두루미와 함께
작품을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