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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디자인 시스템은 찢어진 종이, 과격한 타이포그래피 등 광고에서 흔히 보이는 상투적 ‘급진’ 디자인에 대응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절제된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시리즈로 나오는 책들이 급진적이라면, 그것은 책에 담긴 사유 때문이지 포장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의미를 전하는 매개체로서 디자인의 가능성마저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포된 의미를 무시하고 가설적으로 ‘순수한’ 표지를 추구하며 디자인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각 권의 내용을 반영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어떤 일러스트레이션은 직설적이고 이해하기도 쉽다. 일부는 어려운 사유를 추상적으로 표상한다. 일반적으로 표지는 책의 역사적 배경이나 분위기를 전달하지만, 이 시스템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설명을 피함으로써 논쟁적 내용을 시적 언어로 전환한다.
[앤디 프레스먼, 루머스]